20장 개와 대화하기 파트를 읽다가, 밑줄 치며 봤던 부분이 있어요. 개는 사람의 동작을 개의 언어로 해석한다고 해요. 저자는 그렇다면 사람이 의도적으로 개 언어를 사용해 개와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데요. 제 반려견 솔이는 겁이 많은 친구예요. 요즘 밖에 나가면 귀엽다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고 화들짝 놀라거나 무서워하는데요. 이럴 경우엔 어떻게 해야할까요?
개가 겁먹은 모습을 보인다면 당신은 곧바로 얼굴을 돌려서 시선을 마주치지 않게 하고 다른 방향을 본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려서 자기 몸 옆쪽이 개를 향하도록 한다. 움직일 때는 항상 천천히 온화하게 한다. 개에게는 항상 자신의 옆쪽을 보이도록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개의 불안을 높이지 않는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갔으면 무릎을 굽혀 웅크린다. 땅에 떨어져 있는 것에 흥미를 보이는체 하면서 땅을 손으로 만지는 것도 효과적이다. 먼 곳을 바라보거나 옆을 보는 것은 좋지만, 개를 정면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천천히 비스킷을 꺼내 손바닥에 얹고, 그 손을 약간만 옆으로 내민다. 개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는 그 이름을 부른다. 이것은 개를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다. 어느 것도 서둘러서는 안된다. 개가 당신을 받아들이기까지 쓰다듬거나 하지 말 것.
제가 느끼기에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반려견을 잘 관찰해서 성향을 파악해두고, 어렵고 힘들어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면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행복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거예요.
개가 내는 소리 중 이 책에서 쓰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다. 굳이 생략한 이유는 그것이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소리로, 진화나 자연의 작용으로 만들어진 의사 전달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나에게는 중요한, 개가 숨쉬는 소리이다. ··· 옛날부터 변함없이 개들의 잠자는 숨소리에는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자연의 언어일 뿐만 아니라 안락하고 기분 좋은 음향이자, 개가 사람과의 영원한 인연을 고하는 소리였다.
저자의 마지막 한마디 부분을 읽으며, 또 다른 결의 울림을 받았는데요. 반려견의 숨소리는 항상 듣고 있었는데, 평소에 신경 못 쓰고 지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돌이켜보면... 예전에 깜순이 간병할 때 마지막 순간까지 깜순이 코에 귀를 가까이 대고 숨소리를 체크했었는데.. 얼마나 귀중한 소리였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면서 탐구하고, 공부해야 하는 건 끊임없는 거 같아요. 개의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신 분들, 개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