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어느 동물보호단체 보호소 앞에 노견 한 친구가 버려졌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도 않고, 잘 듣지도 못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서 가족들을 찾다가 주저앉는 노견은 하룻밤 사이에 세상의 전부를 잃은 모습이었어요. 그 친구한테도 가족들과 함께 맞는 또 다른 봄이 왔는데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안 좋았어요. 이 세상 모든 반려인들이 반려견이 나이가 들고 아프더라도 끝까지 책임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반려견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는 것만큼 큰 선물이 없을거예요.
날이 따뜻해지면서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꽃봉오리가 트이기 시작했어요. 완연한 봄 날씨를 즐기러 가까운 공원 산책을 꼭 해보셔요!😍 일교차가 크니까 외투도 꼭 챙기세요! 감사합니다.
희정 드림
"우리는 반려견과 함께 나이 들 준비가 되어있는가?"
올해 포에버 올드독 레터 시즌 2를 발행하면서 시즌 1에 이어서 '반려견의 여행 준비',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었어요. 우리는 곁에 있는 반려견의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를 인지하고,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어떤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를 미리 하면서 지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데 정말 중요하다는 걸 어떻게 메시지로 전달하면 좋을지 고민 또 고민해 보고 있었는데요.
얼마 전에 우연히 오피큐알OPQR이라는 채널에서 노령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콘텐츠를 보았어요. 최정윤 수의사님이 하는 생각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저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 너무나도 공감이 되어 소개해 드리려고 가져왔어요.
양로원이라고 해놓고 노령견 파양 펫샵이라고요? 우리는 반려동물과 함께 나이들 준비가 되어 있나요? 오피큐알OPQR | 수의사 박정윤의 질문 (콘텐츠 바로보기 클릭)
"우리는 동물들과 함께 나이 들 준비가 되어있는가?"
노령 동물 전문 수의사 박정윤 선생님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우리 반려 생활을 살펴보다 보면 나이 든 동물에 대한 교육이나 정보 공유에 있어서 아쉬운 게 많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은 라이프 사이클이 사람보다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금방 육아에서 간병으로 넘어간다고 보면 되는데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간병의 시기에 대해서는 대비를 하지 못합니다. 나이 든 아이들을 케어하는 용품에 대한 산업은 점점 생겨나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동물들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동물과 함께 나이가 들고 같이 죽음을 맞이할 준비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 같다는 무겁기도 하고 진중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떻게 나이가 드는지, 어떻게 죽음을 잘 맞이해야 하는지, 그런 거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너무나도 공감하는 부분인데요. 나이가 든 동물과 어떻게 이별할 것인가에 대한 것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보통은 '이별'이라는 말 자체를 불편해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 상황이 막상 닥치면 계속 부인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하루하루 시간은 가는데 그 시간을 잘 보내지 못하고 버리게 됩니다... 나이 들고 아파도 곁에서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이별은 죽음을 눈앞에 뒀을 때 이별하는 게 아니라, 나이가 들면 천천히 준비해야 되는 거라 생각한다고 하는 수의사 선생님의 말에 울림이 느껴집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상황이어도 마지막까지 같이 옆에 있어 주는 게 진짜 중요한 거 같아요. 나이 들고 아파서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해도, 그럼에도 곁에 와서 하루 종일 잠만 자는 노령견일지라도 하루하루를 소중히 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쯤은, 아니 함께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우리는 곁에 있는 반려견과 함께 나이 들 준비가 되어있는지. 미루지 말고, 이번주도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깜순아, 따뜻한 봄날이야. 우리가 산책을 참 많이 했던 봄! 여기저기 나무에서 꽃봉오리도 피고, 새싹도 자라고 하더라. 그곳은 여전히 푸릇푸릇하지? 우리 깜순이, 여전히 잔디 밟는 걸 좋아하며 하염없이 킁킁 산책을 즐기고 있으려나!
요즘 친정에 들리면 알콩이가 혼자 있는데 너무 심심해 보여. 알콩이도 벌써 노령견이야. 깜순이랑 있을 땐 애기였는데. 시간 참 빠르다 그치. 알콩이 혼자 있을때 마다 옆에 깜순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 모습을 잠시 추억해 보면서 이렇게 편지를 전해. 언니는 벌써 임신 기간 절반이 지났어! 배도 많이 불러오고, 몸이 많이 무거워졌어. 언니가 잘 적응하고 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중간중간 응원해 주러 꿈에 와줘야 해...! 맞다! 동네 다닐 때 가끔 보이는 요키 친구를 보면 요즘도 한참을 서서 바라봐. 왜, 이리 사랑스러운 거니. 이 세상 요키들은.물론, 언니한테는 깜순이가 최고야🤎
21년 봄에 깜순이 발작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우리 가족 비상 상황이었잖아. 그때부터 깜순이 불안도도 높아지고.. 치매 증상도 점점 심해지기도 했고. 그거 알아? 언니 사진첩을 보면, 오히려 그 시기부터 깜순이 사진이나 영상이 더 많아.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깜순이랑 시간 많이 보내려고 했던 거 같아. 이른 새벽부터 산책도 나가고!! 좋았는데!! 깜순이랑 함께 했던 그 봄, 그 다음 해의 마지막 봄이 얼마나 소중한 기억인지 몰라. 그 해에 특히 알콩이랑 깜순이랑 안 친한데도 서로 마주 보고 자고, 엉덩이 대고 자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신기해. 뭉클하기도 하고. 그 모습이 너무 그리워서 그려봤어. 알콩이는 핑크 쿠션에, 깜순이는 네이비 쿠션에 누워 낮잠 자는 모습. 언제인지 알지? 언니 눈에는 너무나도 선명해. 보고 싶다💛